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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는 푸른색이었다가 공기와 만나 빨개진다?"

by 경제 읽어주는 여자 2025. 4. 5.


– 피의 색깔에 대한 진실
우리가 어릴 적부터 익숙하게 들었던 말 중 하나,
“정맥 속 피는 파랗다가 공기와 만나 빨개진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실제로 손목이나 팔을 보면 파란색 정맥이 선명하게 보이기 때문에, 그런 줄로 알고 있었던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이 말, 정말 과학적으로 맞는 말일까요?
오늘은 우리가 오래도록 믿어온 이 상식의 진실과, 피의 색깔에 담긴 과학 이야기를 함께 풀어보겠습니다.

 

"피는 푸른색이었다가 공기와 만나 빨개진다?"
"피는 푸른색이었다가 공기와 만나 빨개진다?"

 

"피는 푸른색이었다가 공기와 만나 빨개진다?"
"피는 푸른색이었다가 공기와 만나 빨개진다?"

 

피는 정말 푸른색이었다가 공기를 만나 빨개질까?

먼저 결론부터 말하자면,
“피는 푸른색이었다가 공기를 만나 빨개진다”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피는 우리 몸 안에서 언제나 빨간색입니다.
다만, 산소의 함량에 따라 그 빨간색의 농도와 톤이 달라질 뿐이에요.

▪ 산소가 풍부한 피: 선홍색
심장에서 방금 나온 산소가 풍부한 피(동맥혈)는 밝은 선홍색입니다.

▪ 산소가 적은 피: 어두운 적색
몸속을 돌고 돌아 산소를 다 쓰고 돌아온 피(정맥혈)는 다소 어두운 붉은색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붉은색이지, 파란색은 아니에요!

그럼, 왜 우리는 정맥을 ‘파랗다’고 생각하게 되었을까요? 이 착각에는 우리의 눈과 피부, 그리고 빛의 성질이 깊이 관련돼 있습니다.

 

정맥이 파랗게 보이는 진짜 이유는?

팔이나 손목을 보면, 피부 속 정맥이 선명하게 파란빛을 띠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죠.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혈관 속 피가 파란색이니까 정맥도 파랗겠지”라고 생각하게 된 겁니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다릅니다.

정맥이 파랗게 보이는 이유는 빛의 산란과 흡수 현상 때문이에요.

▪ 빛의 산란과 파장의 관계
우리 눈에 보이는 빛은 여러 파장의 색깔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중 파란색 계열의 빛은 파장이 짧아서 더 많이 산란되고,
빨간색 계열은 파장이 길어 피부를 더 깊게 통과합니다.

정맥은 피부 아래 깊이 위치해 있고, 피부를 통과한 빛이 다시 반사되어 우리 눈에 들어올 때
산란된 파란빛이 더 많이 반사되어 눈에 들어오게 되는 것입니다.

즉, 정맥이 파란색이어서 그런 게 아니라,
빛의 물리적 성질 때문에 파랗게 ‘보이는’ 착시 현상인 셈이죠.

▪ 참고: 해부나 수술 시 보이는 피는?
외과 수술 중에 드러나는 정맥에서도 피는 여전히 어두운 붉은색입니다.
해부학적인 관찰이나 현미경 사진에서도 파란 피는 존재하지 않아요.

 

동물 중엔 '푸른 피'를 가진 생물도 있다?

그렇다면 세상 모든 생물의 피는 붉은색일까요?
의외로, 그렇지 않습니다. 일부 생물들은 실제로 푸른색 피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구리(Cu)를 기반으로 산소를 운반하는 생명체들입니다.

▪ 대표적인 푸른 피 생물: 말굽게(Horseshoe crab)
말굽게의 피는 헤모시아닌(Hemocyanin)이라는 구리 기반의 단백질로 구성돼 있어,
산소와 결합할 때 선명한 파란색을 띱니다.
이는 철분을 사용해 산소를 운반하는 사람의 헤모글로빈(Hemoglobin)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죠.

그래서 말굽게의 피는 진짜로 파랗고,
이 독특한 성질 때문에 생명과학 연구나 백신 정제 공정에도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문어, 오징어, 달팽이 등 일부 무척추동물들도 파란색 피를 가지고 있어요.
다만 이건 ‘인간은 피가 파랗다’는 것과는 전혀 무관한, 완전히 다른 생물학적 시스템입니다.

 

피의 색깔, 눈으로만 믿지 말 것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피는 파랗다가 공기와 만나 빨개진다”는 이야기는
과학적으로 보면 완전한 오해입니다.

피는 우리 몸 안에서 항상 빨간색이며,
정맥이 파랗게 보이는 것은 빛의 산란과 반사 때문이지, 실제로 파란 피가 흐르기 때문이 아닙니다.

물론 세상에는 푸른 피를 가진 생물도 있고, 이들은 우리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죠.
과학은 이렇게, 우리가 눈으로 보고 믿어온 상식들을 낯설게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